2010년 01월 15일
철거민이 빨갱이냐?
용산참사 관련 무성한 댓글들이 달리고 있다. 그 중 많은 댓글들이 철거민들을 테러리스트로 묘사하며 그들의 죽음이 스스로 자처한 것이라고 말한다. 거기에는 그저 무뇌아들의 악성 댓글도 있겠지만 정치적 목적의 악플도 있으리라 보여진다.
그렇지 않고서야 건강한 사회에서는 발생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음에도 그러한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은 지나치리만큼 눈을 감은 채 오로지 철거민들을 향해 냉소와 손가락질만 해대기 때문이다.
아주 간단한 사례를 들어 철거민들의 심정이 어떠할지 그 속으로 들어가보자~~
여기 한 가족이 있다. 대대로 가진 것 없는 무산자 계급인지라 하루하루 벌어먹고 사는게 힘든 가족이다.
농촌에서는 일궈먹을 땅이 없는지라 도저히 살아갈 방도가 없어 도시로 올라왔다. 하다못해 공장일, 음식점 서빙, 막노동 등 뭐라도 일거리가 있겠지 하고 무작정 상경한 것이다.
처음엔 월세방에서 시작해 두 부부가 악착같이 돈을 벌어 전세로 늘리고... 그리고 드디어 교통 불편하고 살기편한 동네는 아니지만 달동네에 허름한 제집을 장만했다. 내집마련 꿈을 이룬 것이다.
집마련을 위한 비용이 안들어가니 더 살맛나지 않겠는가? 두 자녀도 학교다니기 힘들지만 그래도 부모닮아 잘 버티며 네 가족 근근히 살아가며 행복이라는 것을 맛볼 즈음....
동네에 재개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그 허름한 집도 제집이 아닌 전세거나 월세로 사는지라 최소한 그들보나 나을 것이란 기대가 그 부부에게도 생겼다. 여기에 아파트가 들어서면 멋진 새집에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란 희망도 품어볼 수 있을 것 같다.
조합이 생기고 각 집집마다 도장을 받으러 다닌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 부부같은 사람들이 희망을 품어보기엔 분양가가 너무 높다. 도저히 자기네 형편으로는 보상비와 딱지가 나온다 하더라도 그 차액을 감당할 길이 없다. 현재 사는 집을 팔고 돈을 더 보탠다 하더라도 워낙 달동네이고 허름한 집이라 다른데 집 살만한 비용엔 턱없이 부족할 뿐이다.
자~~ 여기서 선택이다. 다시 월세, 전세로 들어갈 것인지, 아님 그래도 허름하나마 평생 집 걱정없이 살 수 있는 여길 택해 재개발에 반대할 것인지. 다행이 반대가 높아 재개발이 취소된다면 불행중 다행이다. 그러나 왠만하면 재개발 추진사업, 거의 이뤄진다. 땅 가진자들의 투기 욕심과 건설사, 분양사들의 횡포에 대부분 재개발 추진된다.
그 부부가 아무리 반대성명을 낸다 하더라도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지금껏 일궈온 가정의 행복이 깨져버리게 생겼다. 다시 집 없는 설움을 안으며 빈곤의 깊이가 더 커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한국은 불행하게도 무주택자는 곧 빈곤의 길로 가는 지름길이며, 이를 지원해줄 복지시스템과 혜택은 거의 전무하니까. 결국 마지막 희망은 최소한 생계를 위한 보상비를 더 받는 것 뿐이다. 그러나 택도 없다. 구청, 서울시, 정부, 분양사, 건설사 등등 해당되는 모든 곳에 하소연해봐도 콧방귀만 뀔 뿐이다. 아예 듣지도 않는다. 왜냐? 관청이나 정부는 개인간의 문제일 뿐이며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는 핑계만 대기 때문이며 건설사 분양사는 자기네 이익이 그만큼 줄기 때문이다.
더 이상 어찌할 방도가 없다. 그래서다. 머리에 붉은 띠 두르고 사람들 모아 시청앞이든 어디든 달려가 확성기 틀어대고 부르짖는다. 제발 그냥 이대로 살게 해달라고.
전세, 월세로 사는 사람들은 집 주인의 집 비워달란 요청에 코딱지만한 이주비만 받고 하우스촌이든 다른 달동네든 떠나야만 한다. 그네들을 돌봐줄 행정력, 기구, 법령, 그 어디에도 없다. 철저히 소외된, 이 사회에서 유령처럼 존재하는 가진 것 없는 자들의 깃털같은 존재감과 그들의 한숨과 눈물만이 허공을 맴돌 뿐이다.
이 글이 과장같나? 이 글이 감정에 치우친 소설같나?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교과서의 사회책을 볼게 아니라 두눈 똑바로 뜨고 시민단체나 진보언론의 문을 두드려라. 아주 생생감있는 현장의 목소리를 들려줄 것이다.
이러한 재개발 모습, 지난 70년대부터 지금 2010년까지 몇십년간 이어져 온 재현이다. 현재도 진행중이거니와 앞으로도 이러한 모습,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다. 현재와 같은 재개발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삽질밖에 할 줄 모르는 쥐새끼가 청와대에 앉아 있는 이상, 딴나라당 국개의원들이 과반석을 차지하고 딴나라당이 지방권력을 손아귀에 쥐고 있는 이상, 절대 바뀌지 않을 풍경이다.
저러한 절박함에 머리띠 두르고 길에 나섰다. 이런 사람들을 보고 빨갱이라고 헛된 개소리 하는 작자들... 너네들 눈에는 그들이 뭐로 보이더냐? 그렇게 말하는 당신이 만약 최소 몇십억원대 자산가라면 백보 양보해서 "그래 너 잘났다. 잘 먹고 잘 살아라" 욕하며 당신이 한나라당 찍는거 뭐라 안하겠다. 어차피 당신같은 인간들이야 너네들만의 삶을 꿈꿀테고 우리는 보이지도 않을테니.
그런데 정작 본인도 없이 살면서 뭣에 혹했는지, 사주를 받은건지, 세뇌를 당한건지, 아님 정말 지지리도 무식해서 아무것도 몰라 그러는건지 그들을 욕하는 사람들은.... 다시 배움을 통해 깨우치든, 파렴치한 행위를 관두든, 자신의 무식을 한탄하며 그냥 그렇게 살다 저세상 가든 맘대로 해라. 너희같이 지독한 무식한 행위로, 그래서 계속 딴나라당 밀어주는 바람에 너네들은 물론 나같은 시민도 피해를 보게 되는게 그저 답답하고 억울하고 분노만 치밀 뿐이다.
이래도 그네들이 빨갱이며 도심의 테러리스트냐? 살기위해 죽을 각오로 올라간 망루에서 허망한 죽음을 당한 그들에게 과연 찢어진 입이라고 함부로 말할 권리가 너한테 있더냐? 그런말 하는 스스로 부끄럽지 않더냐? 난 차마 내 딸이, 내 아내가, 내 아는 사람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 도저히 못하겠던데 말이다.
그런 댓글 올리는 작자들이 이 글을 볼지는 모르겠지만(내용이 좀 길어 아예 보다가 포기하는게 태반이겠지?) 본다면 스스로 뉘우쳐라. 모르면 배워라. 그리고 느껴라. 느꼈으면 분노해라. 그래야 사회가 바뀐다.
# by | 2010/01/15 18:16 | 프로파간다 | 트랙백 | 덧글(3)



